동시(同是), "모두가 옳다고 생각한다"로 보면 되겠다.
설결이 스승 왕예에게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외물(外物)에서 누구나 옳다고 동의할 수 있는 측면을 알고 계십니까?"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나!"
"선생님께서는 선생님 자신이 알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것 아닙니까?"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나!"
"그러면 외물이란 알 수 없다는 겁니까?"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나! ...... "
...
장자는 기본적으로 '본질'이나 '모든(누구나)'을 부정한다.
절대적 의미를 부정하는 문맥주의자이기 때문이다. 즉, 외물의 본질 따위는 없다고 대답하면 되지만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겠나!"며 확답을 피한다.
(본질이 있다 해도 그것을 알 수 없다는 뜻일 수도, 아니면 본질이 없다면 당연히 그것을 알 수 없다는 뜻일 수도 ...)
'번개가 친다' '꽃이 핀다' 혹은 '물이 흐른다'는 주어와 술어, 혹은 제1실체(개별자, 개체)와 제2실체(보편자, 본질)로 나뉜 표현이다.
이로부터 주어가 의미하는 제1실체, 즉 개별자가 불변한 채로 존재한다는 착각이 생긴다.
예로, 번개가 친다는 주술 구조에 빠져드는 순간, 우리는 번개가 있고 그 다음에 친다고 생각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면 치지 않는 번개를 떠올릴 수도 있다. 그러니까 번개가 있는데, 그것이 내려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발상이다.
하지만 번개가 치지 않으면 번개는 없는 것이다!.
인간의 인식은 문장을 만드는 능력이다.
"A는 B다!" 바로 이것이 판단의 핵심 구조이나, 과연 그 인식이 맞을까?
.
p.s.> '안다'와 '모른다'의 경계선은 항상 모호하다.
"도대체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게 사실은 모르는 것이 아니라고 알 수 있겠는가?
우리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게 사실 아는 것이 아니라고 알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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