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가 곧 죽으려 할 때, 제자들은 장례를 후하게 치르려고 했다.
장자가 말했다.
"나는 하늘과 땅을 관곽으로, 해와 달을 한 쌍의 옥으로, 별들을 다양한 구슬로,
그리고 만물을 부장품으로 생각하고 있네.
내 장례용품에 어찌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있겠는가?
무엇을 여기에 더 보태려 하는가!"
제자들이 말했다.
"저희는 까마귀나 솔개가 선생님을 쪼아 먹을까 두렵기만 합니다."
장자가 말했다.
"땅 위에서는 까마귀와 솔개의 먹이가 되고, 땅 밑에서는 땅강아지와 개미의 먹이가 되는 것이네.
그런데 까마귀와 솔개의 먹이를 빼앗아 땅강아지나 개미에게 주려고 하니,
어찌 이렇게도 편파적인가!"
...
장례의 화려함은 고인의 위대함이 아니라 유족의 권세나 부에 비례한다.
순수한 유목민들에게는 고분이라는 게 없었을 것이다. 그들의 전통은 조장(鳥葬)이다.
조장은 화장도 아니고 매장도 아니다. 생전에 인간은 들짐승이나 가축을 먹어왔으니
이제 시신이라도 다른 동물들에게 먹이가 되는 것이다(평등의식이 있어야 가능).
아무리 높고 커다란 고분이라 할 지라도 그곳은 광활한 대지의 작디작은 일부분일 뿐이다.
반면 그들(유목민들)은 가난해 보이지만 부유하다.
시신으로 누운 땅은 한 평 남짓이지만 그가 누울 수 있는 곳은 유라시아 자유의 땅 전체이니까.
죽음을 앞둔 장자는 자신이 순수한 유목민의 정신을 품고 살았다는 것 보여준다.
자기를 비우고 세상을 소요하라던 그는 하늘과 땅을 관으로 하는 조장 선호를 피력한다.
숨이 끊어지는 날까지, 끊어진 뒤에도 국가주의에 대한 단호한 거부의지를 벼린 장자다!
.
p.s.> 조장의 풍습을 포획한 종교가 조로아스터교나 티베트불교다.
부패하는 시신을 악마적인 것으로 보아 그 처리를 독수리에게 맡기거나(조로아스터교)
고인의 살을 먹은 독수리가 고인의 영혼을 하늘에 올려준다고(티베트불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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