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장주는 나비가 된 꿈을 꾸었다.
훨훨 나는 나비였고 스스로 유쾌하고 기분이 좋았기에 자신이 장주라는 걸 알지도 못했다.
갑자기 깨어나니 분명히 장주였다.
장주가 나비가 된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장주가 된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장주와 나비 사이에는 반드시 구분이 있다.
이것을 '타자와 함께 변화한다[物化]'고 말한다.
...
나비꿈 이야기에서 장자는 방법론적 유아론을 강조한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건 나만의 꿈이 아닐까?
나만의 꿈이 아닐까 하고 판단을 유예하는 순간, 우리는 타자와 세계를 인식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러나 방법론적 유아론자는 스스로 답을 줄 수가 없다. 그 답은 타자에게서 나온다.
내가 누구인지, 아니 정확히는 내가 누구여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은 타자라는 발상이다.
(암나비가 날아들어 유혹하면 장자는 나비인 것이고 "들어가서 주무세요"라는
다정한 목소리가 들리면 나비는 장자가 되어야 한다.)
장자가 나비꿈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타자와 함께 변화한다'를 이야기 하는 이유다.
타자와 마주치기 전에 우리는 자신이 누군지 결정할 수 없다.
선생이지만 아내를 만나서는 남편으로, 사단장이지만 손자를 만나서는 할아버지로,
검사이지만 애인을 만나서는 애인이 되어야(~으로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정체가 묘연한 사람에게만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자유와 타자와 소통할 수 있는 힘이 허락된다!
.
p.s.> 여담으로 장자적 인간을 식별하는 방법을 얘기하면,
누군가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직업이 무엇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 사람'들이
장자적 인간들, 작은 대붕들일 가능성이 높다!
(직업이나 유명세 혹은 부유함으로 자신을 치장하는 불행한(허영기 가득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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