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셋, 저녁에 넷 주겠다"
원숭이들은 모두 노여워했다. 그러자 원숭이 키우는 사람[狙公(저공)]은
"아침에 넷, 저녁에 셋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원숭이들은 모두 기뻐했다. 이름과 내용이 어긋나지 않았지만
노여움과 기쁨이 작용한 것 또한 인시(因是)다.
그러므로 성인은 '옳음과 그름'으로 갈등을 완화하지만 '자연스러운 물레[天鈞]'에 머문다.
이를 일러 '두 길을 걸음[兩行]'이라고 한다.
...
"아침에 셋, 저녁에 넷 주겠다"는 저공의 위시(爲是, 이것이라고 생각한다)다.
"아침에 넷, 저녁에 셋 주겠다"는 제안은 원숭이가 '이것이라 생각한 것(위시)'이 되어 비로서
' 인시(이것에 따른다)'가 된다. 타인(원숭이)이 원하는(옳다는) 걸 따르는 셈이다.
천균은 도자기를 빚는 물레(돌림판)로 회전판 중앙에 놓이면 진흙 덩어리는 바깥으로 튕겨나지 않는다.
물레 중앙은 좌도 우도 아니고, 남도 북도 동도 서도 아니다. 좌이면서 우이고 동이면서 서이기도 하다.
즉 옳기도 하고 그르기도 하고 옳지 않기도 그르지 않기도 하다는 뜻이다.
(주체이기도 하고 타자이기도 하고 주체가 아니기도 타자가 아니기도 하다.)
이야기에서는 두번째 제안으로 끝이 나지만, 저공의 마음은 타자가 "예"라고 할 때까지
새로운 제안을 하는 지치지 않는 역동적인 마음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타자에게 행하는 것이
사랑이고 소통이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
p.s.> 하나. 도추 이야기에 등장하는 문과 지도리와 유사한 비유다.
문이 열릴 때 주체가 나가고 타자가 들어올 수 있고, 열린 문에서 안과 밖의 구분이 없다.
하나. 조삼모사(朝三暮四)가 어리숙한 사람을 속이는 말이나 행위를 의미하는
사자성어로 변질되었음을 이제서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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