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말하려는 것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 실제 말이 있는 것인가?
아니면 애초에 어떤 말도 있지 않은 것인가?
만일 이런 말이 새들의 지저귐과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구별의 증거는 있는가? 아니면 없는가?
길[道]은 무엇에 가려져 진짜와 가짜가 있게 되는가?
말[言]은 무엇에 가려져 옳고 그름이 있게 되는가?
길은 어디에 간들 있지 않겠는가? 말은 어디에 있든 허용되지 않겠는가?
(...) 허용된다고 해서 허용되는 것이고,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서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길은 걸어서 이루어지고, 사물은 그렇게 불러서 그런 것이다.
...
사물에는 원래 그렇다고 여길 수 있는 측면이 있고,
사물에는 원래 허용된다고 여길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어떤 사물도 그렇지 않은 것은 없고, 어떤 사물도 허용되지 않은 것은 없다.
...
인간의 비밀 혹은 문명의 비밀은 '가축화'화라는 개념으로 폭로된다.
(피지배자로 길들이는 인간 가축화의 과정이 문명의 이름으로, 혹은 국가의 이름으로 자행된다.)
(자발적) 길들기와 (타율적) 길들이기는 구별되어야 한다.
집쥐가 스스로 인간에 길든 동물이라면, 돼지는 인간이 길들인 동물인 것처럼,,,
장자의 길은 '길들이기'의 길이 아니라 '길들기'의 길이다.
여기서 인간의 말이 가진 가능성과 한계를 설명하기 위해 길 이미지를 도입한다.
소리(음성)가 '기표'라면 그 말이 가리키는 것은 '기의'라고 할 수 있다(소쉬르의 일반 언어학 강의).
"지부지(指不至), 지부절(至不絶)"이라는 구절은
'가르킴은 이르지 않지만, 이르면 떨어지지 않는다" 라는 뜻인데, 길의 이미지가 있다.
소쉬르 용어로 풀어보자면,
'기표는 기의에 도달하지 않지만, 도달하면 기표는 기의로부터 떨어지지 않는다'
예로,
'플럼(plum)'이란 음성(기표)을 들었을 때 그 뜻(기의)을 모른다면 새 지저귐과 다를 바 없지만
'자두'라는 것을 알게 되면(기의와 연결) 그 소리는 "말"이 된다(떨어지지 않는다).
길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말이 탄생하나,
장자의 말처럼 "사물은 그렇게 불러서 그런 것"일 뿐이다.
(자두는 '플럼' 외에 다른 기표로 부를 수 있다!)
즉, 다른 기표로 부를 수 있는 것처럼 다른 길을 만들 수 있음(길들기)을 잊지 말자!
.
p.s.> 신영복 선생님도 그런 말을 하셨다.
'길은 앞에 있지 않다. 걸어가면 뒤에 생기는 것이다. 걷다 보면 길이 만들어진다!'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 길은 걸어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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