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내려오면서 맨 처음에 했던 것 중 하나, 휴대폰의 알람을 껐다.
그러나 습관이 무섭다. 몸이 안다. 눈이 떠지면 시계를 안 봐도, 창밖의 어스름으로 5시 전후임을 알 수 있다.
아침의 루틴 시작 ...
화장실, 팔굽혀펴기 & 스쾃 100회씩, 물 한모금에 알약(피나스테라이드 1mg 등)을,,,
월수금에는 중간에 면도 추가... ^^
창문을 열고 식탁 겸 책상에 앉으면 본격적(?) 하루가 시작된다.
나무들의 춤추는 소리(바람소리), 새들의 지저귐,,,
조금씩 밝아오는 희미한 여명(햇빛) ... 앞으로 두어시간, 결국은 동쪽 창문을 통해 방 안으로까지 진출할 것이다.
(산골이라 동쪽에도 멀리 산이 있고 이 산을 넘어서야 햇살도 직접 방문하,,,, 괜한 설명?)
그날의 마음이 더 가는 쪽에 따라 먼저 책이 펼쳐지니, 노트북의 전원이 켜지니 자웅을 겨루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하니 별 의미는 없다.
창문 밖으로 힐끗 보면 작은 개천 바로 너머, 개천 따라 2차선 도로와 버스 정류장, 폐교 쪽으로의 삼거리가 아른거리고,,,
'어, 이른 시간인데,,,' 버킷 햇의 옆집 형님이 오늘은 좀 일찍 보리(반려견)를 산책시키나 보다.
'벌써 7시?...' 쓰레기 수거 차량이 삼거리에 잠시 멈추었다 출발하고(월, 목 아침 7시께, 난 '칸트 트럭'이라 부른다!)
'곧 버스가 오겠구나'... 잰골 사는 아주머니 한분이 삼거리를 통해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 오신다. 7시반,,, 5분안에 버스가 온다는 얘기다.
'하하, 남편분이 곧 나타나겠지?' 진료소장님 항상 먼저 지나가시면 좀 있다 남편분이 따르신다. 폐교 쪽에 건강 맨발걷기 코스를 마련해 놓으셨는데 8시를 넘기지는 않으시고(중년(?)의 '나 잡아봐라~'),,,
동쪽의 창문이든, 남쪽으로 난 창문이든 언제나 바라만 보고 있어도 즐겁다. 가끔식 지나가는 차량들, 사람들, 동물 친구들(길냥이, 새, 나비, 벌 ...)
각본 없는 매우 느린 세상을 담은 영화를 매일 관람하는 듯 하다.
"고물 삽니다~ 고장난 세탁기, 텔레비전, 오디오 각종 가~전 삽니다~~~"
'요즘은 아침에 지나다니시네, 더우셔서 그러시나?'
"달달달달(경운기 소리)~"
노인회장님이 북쪽 밭일을 마치시고 집으로 돌아가신다는 신호다.
시골분들, 그렇게 바쁘지 않을 때에는 9시께 농사일을 끝내신다. 10시만 되어도 열기가 ,,,,
'앗! 수영장 갈 시간이다,,,' 후다다악~~~
이 얘기는 ,,, 오늘은 화목토일!
.
p.s.> "곰돌이 푸"의 한 장면 ...
- 푸 :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
- 피글렛 : 오늘이 오늘이지.
- 푸 : 내가 좋아하는 날이구나.

'미완의 잡동사니 (from Face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건강하게 늙기 _노화의 종말 ... from FB '23. 08. 15. (0) | 2024.08.13 |
---|---|
한여름 밤의 ,,, _평상 ... from FB '23. 08. 08. (0) | 2024.08.06 |
하얀 소음 _착한 소리 ...from FB '23. 07. 25. (2) | 2024.07.23 |
인간이 만든 기준 _자정 ... from FB '23. 07. 18. (3) | 2024.07.16 |
다운 그레이드 _옛것으로의 회귀 ... from FB '23. 07. 11. (0) | 2024.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