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의 나무로 만든 악기 받침대 솜씨에, 노나라 군주의 "어떻게 만든 것이냐?"에 대한 답이다.
"(...)
받침대를 만들 때 저는 기를 소모하는 일 없이 재계하여 마음을 고요하게 만듭니다.
3일 동안 재계하면 치하의 상이나 작록 등에 대한 기대를 마음에 품지 않게 됩니다.
5일 동안 재계하면 비난과 성찬, 그리고 숙련과 거침이라는 평가를 마음에 두지 않게 됩니다.
7일 동안 재계하면 문득 나 자신에게 사지와 몸이 있다는 것을 잊게 됩니다.
이때가 되면 국가의 위세에 대한 두려운 생각이 마음에서 없어지게 되고
안으로는 마음이 전일해지고 밖으로는 방해 요인들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런 다음에 저는 산림으로 들어가 나무들의 자연스러운 성질을 살피는데,
그러면 나무들의 몸이 하나하나 제게 다가옵니다.
그 후 완성된 악기 받침대를 떠올리도록 만드는 나무 한 그루가 마음에 들어와야 저는 손을 대서 자르기 시작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저는 결코 나무에 손을 대지 않습니다.
저의 역량과 나무의 역량이 부합되니,
제가 만든 악기 받침대를 귀신이 만든 것 같다고 하는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
작업하는 동안의 장인(소인)은 완전한 자유인이 된다.
작업에 몰두하는 순간 반드시 비워야 하는 것, 아니 비워지는 건 '국가주의'다.
재경이 7일 동안 비운 것들...
3일 정도에 당근을 원하고 채찍을 피하려는 '복종에의 욕망'이다.
5일 정도에 '인정에의 욕망'도 버리게 된다.
7일째가 되자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삶에 대한 갈망마저 벗어던진다.
생사관을 통과한 재경에게는 이제 무서운 것이 없다.
어떻게든 생명을 유지하겠다는 맹목적 본능이 없다면
지배계급의 칭찬이나 일반 사람들의 평가에 목말라 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제 이 자유의 주인공은 또 다른 주인공인 나무를 찾아 나선다.
타자와 소통하여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완성해 가는 것이다.
국가도 군주도 인정욕구도 조연으로,
궁궐 대들보가 될 만한 근사한 나무나 배가 될 튼실한 나무조차 모두 조연으로 ,,,
장자는 육체노동이 당당한 자유인의 자긍심이 되는 사회를 꿈꾸었을 것이 틀림없다.
장인(소인)들이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이야기가 이리도 많으니,,,,,,
.
p.s.> '조건들(Conditions)'에서 바디우는 말한다.
"... 사랑은, 둘(deux)이 있다는 후(後)사건적인 조건 아래 이루어지는,
세계의 경험 또는 상황의 경험이다."
두 남녀가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되는 경험이 사랑이라는 것이다.
이 둘이 유지되어야 사랑이 유지된다는,,,
(다른 모든 사람들은 조연이 되고 국가나 자본마저도 배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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