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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잡동사니 (from Facebook)

인생의 후반기 _근자감 ... from FB '23. 01. 31.

by 쾌오 2024. 1. 30.
"인생의 후반기를 준비하다!!!
자신감, 죽음에 대한 음미, 평생 교육, 봉사,,,,, 그리고 진정한 삶의 재미를 느끼다!!!"

 

아시겠지만 3년의 대전 시절을 보낸 결실(?)의 요약문이다.

 

논문에서도 첫 저자가 제일 중요하듯, 가장 큰 열매는 "자신감"이다.
더 정확히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라 할 수 있는데 언급했던 이용의 부사장님의 삶이, 보여준 모습 자체가 나에게 '가르침'이었다.

 

그 당시, MIT 미디어 랩에서 개발했던 "E ink"를 세계에서 2번째로 양산/제품화한다는 것이 "IM"의 목표였다.
매일매일이 살얼음판이다.
팹(Fab)장이 쓰러지거나(과로, 몸살) 설비 고장, 갑자기 필요해지는 원/부재료, 예기치 않은 사고, 그 외 수많은 돌발 변수들 ...
D-day가 정해져 있는 프로젝트에, 매일 아침 계획을 다시 세우신다. 무조건 전진이다.
어마어마한 평정심이다. '안되는 건 없다.'하셨다. 왜? 우린 될 때까지 하니까(인디언 기우제를 닮았다^^)!
아마 내가 그 위치였으면 스트레스와 극도의 압박/긴장감으로 죽었지 싶다!

 

...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면 안되는 건 없다. 단지 시간과 돈이 필요할 뿐이다.
뛰어난 사람(엔지니어)이 그 시간과 돈을 줄여준다.

 

연구원은 기존에 없던 걸, 보다 나은 걸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사람이니 당연히 항상 처음이다.
'맨땅에 헤딩'이 기본이란 얘기다. 그래서 항상 왜(why?)라는 질문을 달고 사는 게 업이다.
5번 '왜'를 할 수 있다면 그는 '대가'다.
(나는 2~3번 '왜'를 외치는 그냥 쓸만한(?) 연구원 정도... 후한가?!??!?)

 

연구원이라는 것에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다. 40여 살에 ,,,
(KAIST에서, 한솔에서, 삼성에서 난 뭐였지? .... -_-''')

 

두려움이 사라졌다.
대전 시절 후 '미니 은퇴'를 생각하게 된 것도, 연고도 없는 보은에 시골집을 마련하면서도,
'농부? 뭐, 굶어 죽기야 하겠어, 그냥 하면 되지,,,'

 

근자감이다!!!

 

.
<여담>
내 과거의 총합이 현재의 '나'다.
그러나 과거(경력, 기술[전문성])가 미래(진로 선택, 새 직장)에 대해 그 사람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내가 그랬다...

 

삼성을 떠날 때 잡코리아에서 800여 개의 회사를 살펴봤다.
그 중에 내 경력과 기술(?)로 지원할 수 있는 곳이 2군데 밖에 안된다 생각했고
그 2군데 중에서 더 작은 회사인 IM 으로 옮긴 것이다.

 

만약 IM 시절을 겪고 난 다음의 '나'가 다시 돌아가 800여 개의 회사를 살펴봤다면 수십 개 회사에 지원했을 것 같다.

 

'어, 이 아이템 매우 흥미로운데,,, 오~ 이 회사에 가면 재밌을 것 같은데...'

 

사장이나 인사팀장은 '이 놈 뭐야? 아무 관련도 없는 회사에 ...'
하면서 아마 1차 서류 전형에서 탈락이었겠지만, 혹시 아나?
'이 새끼 뭐지? 그래도 얼굴이나 함 볼까?' 하는 누군가는 있었을지 ...
면접을 봤다면 또 놀랄 지 모르겠다. 무슨 자신감이 그리 뿜뿜(?)인지,,,

 

"제가 이 분야는 아예 무지한입니다만, 3~6개월만 기다려주신다면 제 몫을 하는 사람이란 걸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음,,, 내가 봐도 근자감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