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자유의 철학자,,, 장자 & 강신주

지금 나는 나 자신을 잃었다 _바람 이야기 ... from 「강신주의 장자수업」

쾌오 2025. 7. 6. 15:38

스승(남곽자기)이 제자(안성자유)에게 사람의 피리 소리, 땅의 피리 소리, 하늘의 피리 소리를 이야기해 주면서

자기 "자신을 잃는" 경지를 비유적으로 설명하는 바람 이야기다.

 

...

 

수많은 소리들은 바람과 구멍이 만나 만들어지는 소리다. 즉 구멍과 바람의 마주침이 있어야 한다.

마주침의 존재론 혹은 마주침의 현상학이라 할 수 있는, 바람 소리는 '어떤 구멍'과 '어떤 바람'이 반드시 전제되어 있다.

 

그러나 하늘의 (피리) 소리는 좀 다르다.

구멍과 바람의 마주침 대신 바람과 바람의 마주침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어느 바람 하나가 구멍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바람이면서 구멍일 수도 있는 바람! 바람 안의 구멍과 구멍 안의 바람! 자신을 비운다거나 아니면 자신을 잃는다고 할 때

우리가 구멍이 되는 것이다.

 

이제 타자를 그 구멍에 담아 타자와 소통하는 소리를 낼 수 있다.

우리의 마음은 바람과 같은 것이며, 나아가 바람과 같은 것이어야만 한다.

구멍이 되어 바람을 맞아 소리를 낼 수도 있고, 바람이 되어 누군가의 구멍에 들어가 그 구멍에 어울리는 소리를 낼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바람과 같다!

(마주침이 있어야 한다. 나 홀로는 소리를 낼 수가 없다! 피리(구멍)도 바람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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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오상아(吾喪我)는 허기(虛己), '자신을 비운다'는 말보다 더 강렬한 데가 있다.

        '상(喪)'은 '상을 치른다'나 '상을 당했다'고 할 때 사용하는 한자다.

        '자신을 잃는'다는 것은 자의식이나 소유 의식 혹은 허영의 마음을 없앤다는 말임을 잊지 말자!

인뢰(人籟) : 사람의 피리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