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이 사라지는 사회를 꿈꾸며 _수레바퀴 장인(輪扁) ... from 「강신주의 장자수업」
장자 이야기의 주인공들 상당수가, 책상이 아니라 치열한 삶의 현장에 던져진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
즉 소인(小人)들이다.
아마도 장자는 유일하게 소인으로부터 배우고 소인의 삶을 긍정했던 사상가였을 것이다.
윤편(輪扁) 이야기는
당상에 앉아 경전을 읽고 있는 군주에게, 당하에서 수레바퀴를 깎던 윤편이, 당상으로 올라가 시비(?)를 거는 내용이다.
수레바퀴 깎는 '노하우(know-how)'는 글로 전달하기 어렵다.
자전거 타는 방법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외운다 해도 바로 자전거를 탈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경전을 읽고 있는 군주에게 시비를 걸 수 있는 이유다.
...
특정 대인(권력자)을 몰아내도 소인들이 소인으로 남아 있는 한, 대인은 다시 등장한다.
나쁜 왕 대신 좋은(?) 왕이 등장하는 것처럼 말이다. 왕(권력자)이라는 형식으로 상징되는 지배구조가 지속되는 한,,,
소인들의 조용한 자기혁명!
소인들이 더 이상 자신을 작다고 보지 않아야 하고, 자신의 삶과 앎이 위대하다는 사실을 긍정할 수 있어야 한다.
소인이 대인이 될 때, 그래서 소인들이 사라질 때, 모두가 대인인 사회,
그래서 누구도 다른 누구를 소인으로 몰아 지배하지 않는 사회...
그럴 때, 억압 구조는 들어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장자가 꿈꾸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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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영어 'authority'는 주로 '권위'라고 번역된다.
그러나 이 단어를 들여다보면 '권위'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힌트가 있다.
바로 "author", "작가"를 의미하는 말이다. 만드는 사람! 소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