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원지(敬而遠之) _공경하되 가까이 하지 않는다.
시골에 온 지 2년이다.
올 한 해를 대외적으로 요약한다면, 마을회 총무로서 '행복마을 만들기'에 족적을 남겼다는 것이 되지 않을까,,,
MBTI로는 I(내향적), 태양계 관점에서 '지구의 주인이 인간이라 누가 그래?', 정치적으로 아나키스트(반국가주의자), 철학적으로는 스피노자주의자(?) ... 음,,, 좀 특이한 일개 개인인데, 꽤 사회적이지 않은 인간 부류에 속한다.
그런데, 한 마을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 뭔가 모순적인 느낌이 들기는 한다.
이 마을은 주민이 50명이 좀 안되는 작은 산촌 마을이다. 여기서 내가 신경쓰고 지내고 싶은 분은 이장님 내외뿐이다.
즉, 내 '던바의 수'에 포함되어 있는 마을 주민은 2명이라는 얘기다.
그렇다! 그냥 좋아하는 이장님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친구따라 강남간다?).
이장님 내외를 제외하면 다른 분들은 공간적으로 가까이 있다 보니 가끔 얼굴도 보고 인사도 나누나, 나에게 타인, 제 3자일 뿐이다
...
" 不可近不可遠(불가근불가원)"
시골에 오기 전, 그리고 오고 나서 많이 듣게 되었던 말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자연스러워졌는데, 딱 그 얘기다. 적당한 거리 두기...
옆집 형님도 이 말을 몇 번이나 하셨는데(동네 주민 조심하라고,,,), ㅎㅎ 지금 옆집 형님에게 "상당한(?)"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있다(노력하고 있다).
귀촌이나 귀농으로 시골에 내려오면 마을에서, 동네에서 좋은 사람 되려다 쉬운 사람이 될 수 있다.
처음 와서 인사하게 된 분이 바로 옆집 형님인데, 옆집 형님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술은 얻어 먹는 술이라며 툭!하면 찾아와서 맥주 한 캔을 요청한다. 옆집 형님에게 쉬운(?) 사람이 된거다.
(맥주는 아깝지 않다. 평상에 앉아 들어주는 시간(보통 1~2시간)이,,, 90% 이상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시골살이 초기에 수업료 제대로 냈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로 새로운 만남에는 항상 저속 모드가 기본이다.
앞의 이장님 내외 두분에게는 스포츠(고속) 모드로 다가가고 싶지만, '과유불급'이 될 수 있음을 모르지 않는다.
오래 가고 싶기 떄문에 오늘도 일부러 가까이 함을 참아낸다.
인생살이(인간관계) 힘든가?
아니다. 어디에나 '중용'이 적용되고 중요하다는 깨달음이며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기쁨을 누릴 수 있어야 함을 알려 줄 뿐이다!
